덴슈
16세기에 축성된 이누야마성은 예전에는 몇 만개 존재하던 성 중에 현재까지 축성 당시의 모습이 남아있는12성의 하나입니다. 현존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이자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덴슈의 구조와 의장을 보시기 바랍니다.
덴슈의 모든 것
덴슈란
일본의 ‘성’은 방위를 위한 해자와 석벽, 담으로 둘러 쌓인 구역을 말하며 ‘성’ 안의 상징적인 건조물을 ‘덴슈’라고 합니다. 덴슈는 전쟁 시에는 지휘를 하기 위한 사령탑이자 농성을 위한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자 전투를 위한 의미는 퇴색했고 권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망루형과 층탑형(구조의 종류)
일본성의 덴슈에는 망루형과 층탑형의 2종류 형식이 있습니다. 망루형은 덴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초기 형식으로, 2층 정도의 건물 위에 2~3층의 망루(파수)를 올린 형태입니다. 이누야마성의 덴슈는 전형적인 망루형 덴슈입니다. 층탑형은 아래층부터 한 층씩 쌓아 올리는 구조로 망루형보다 나중에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덴슈의 구조
일반 건축물과 달리 망루형 덴슈는 지붕 숫자와 마루 숫자가 꼭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 때문에 외관의 지붕 수를 주(層), 내부의 마루 수를 가이(階)로 나타냅니다. 이누야마성의 덴슈는 외관은 삼층이지만 큰 지붕 안에 한층이 더 있기 때문에 내부는 4층이 됩니다.
지하 1・2층(아나구라, 穴藏)
지하 2층이 덴슈의 출입구로 석벽 안에 있습니다. 아나구라(석벽이 노출된 구조)는 지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옛 성 특유의 구조입니다. 적이 입구를 돌파해 침입했을 때 좁은 지하와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 성을 지키기 위해 고안된 것입니다.
일층
쓰케야구라(附櫓)
계단 바로 오른쪽의 돌출된 방이, 적을 격퇴하는 공격수 역할을 하는 곳으로 쓰케야구라(附櫓)라고 합니다. 이 방에서는 지하 입구가 잘 보이기 때문에 적이 쳐들어와 정면 입구를 공격하면 활로 저격할 수 있습니다. 요코야가케(横矢掛け)라는 당시의 전법입니다.
사다리꼴 모양의 방 배치
쓰케야구라에서 1층의 레이아웃을 보면 오른쪽 벽이 방을 향해 경사져 있습니다. 이누야마성이 축성된 당시에, 지반의 형태에 맞춰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은 혼마루 입구에서 봤을 때 덴슈가 보다 근사하게 보이도록 고안해 만들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오가(大鋸)를 사용한 흔적과 가쿠쿠기(角釘)
이누야마성 덴슈에서는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옛 기술을 볼 수 있습니다.
창문 옆에 있는 나무 기둥에는 오가(大鋸)라고 하는 15세기경부터 쓰이기 시작한 도구를 사용해 형태를 만든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마루청에는 사각형의 못이 박혀 있습니다. 이것은 가쿠쿠기(角釘) 또는 와쿠기(和釘)라고 하는데 19세기 이후 둥근 못이 보급되기 전까지 사용된 못입니다.
이시오토시(石落とし)
1층 북쪽의 동서각에 이시오토시(石落とし)라는 석벽 바깥쪽으로 돌출된 부분이 있습니다. 석벽을 기어오르는 적에게 돌 등을 떨어뜨려 방어하는 곳입니다. 물론 이곳에서 활이나 소총도 쏠 수 있는 작은 창문 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죠단노마(上段の間)
덴슈의 유일한 다다미방으로 에도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의 성주였던 나루세 가문과 상사격인 나고야 성의 오와리 도쿠가와 가문의 당주를 위한 방입니다. 신분이 높은 사람 전용이므로 마루가 한단 높고 방 북쪽에는 호위무사가 몸을 숨길 수 있는 ‘무샤가쿠시(武者隠し)’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다다미 테두리 무늬는 그곳에 앉는 사람의 신분을 나타냅니다. 큰 무늬는 쇼군 가문 신분의 다이묘나 유력한 다이묘와 같이 쇼군 가문과 밀접한 사람들, 작은 무늬는 도자마 다이묘(外様大名), 즉 도쿠가와 가문과 대적한 다이묘 가문이 됩니다. 이 방의 무늬는 중간 사이즈 정도의 크기로 도쿠가와 가문을 대대로 모신 가신을 위한 것입니다.
2층
무샤하시리(武者走り)와 무기고(실전을 가정한 옛 성의 특징)
중앙의 방은 무기고인데 방 안의 빙 둘러진 선반 위에 갑옷이나 창과 같은 무기와 무구(武具)를 보관했다고 합니다.
무샤하시리(武者走り)라는 넓은 복도는 이름처럼 무사 즉 병사들이 전투 시 갑옷을 입고 창을 든 상태에서도 서로 부딪히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복도의 폭이 넓고 천장이 높습니다.
3층
하후노마(破風の間)
2층 지붕과 그 위에 얹어진 망루 사이에 있는 방으로 채광을 위해 사방에 창문이 나 있습니다. 창문이 난 곳의 지붕을 ‘하후(破風)라고 하며 동서쪽에 이리모야하후(入母屋破風)가, 남북쪽으로 가라하후(唐破風)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라하후는 이리모야하후보다 장식성이 뛰어납니다. 이것은 북쪽의 미노국과 남쪽의 자국에 대한 권위를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4층
마와리엔(廻縁)・고란(高欄)(옛 성의 특징)
4층 방 밖에는 툇마루인 마와리엔(廻縁)과 난간인 고란(高欄)이 있습니다.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5성 중 이누야마성만 마와리엔으로 나갈 수 있어 360도 주변의 경치를 전망할 수 있습니다. 남쪽으로 미노 평야가 펼쳐지고 정면의 시가지가 나고야입니다. 그 바로 앞에 고마키산(小牧山)이 있고 희미하게 고마키산성이 보입니다. 서쪽과 북쪽으로 기소강이 한눈에 보이며 기후성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토마도(華燈窓)
개구부 양쪽에 ‘가토마도(華燈窓)’라는, 원래 사원의 불전 등에 사용하는 매우 격식 높은 창문입니다. 이것은 성의 격식을 높이기 위해 벽면에 설치된 장식으로 창문의 기능은 없습니다.